봄철 과수원에 꽃이 많이 피었다고 해서 반드시 열매가 많이 달리는 것은 아닙니다. 꽃이 정상적으로 피더라도 벌과 같은 방화곤충의 활동이 부족하거나, 수분수 품종이 부족하고 개화기 날씨가 좋지 않으면 수정률이 낮아져 착과가 불량해질 수 있습니다.
이때 사람이 직접 꽃가루를 암술에 묻혀 수정을 돕는 작업이 인공수분(인공수정)입니다.
특히 사과·배·복숭아 등에서는 안정적인 착과와 품질 좋은 과실 생산을 위해 인공수분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1. 인공수분이란?
인공수분은 수분에 적합한 꽃가루를 채취하여 다른 꽃의 암술머리에 인위적으로 묻혀 주는 작업입니다.
자연 상태에서는 벌이나 다른 곤충이 꽃 사이를 이동하면서 꽃가루를 옮기지만 다음과 같은 경우 자연수분만으로 충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개화기에 저온·비·강풍 등으로 벌의 활동이 적을 때
- 시설하우스에서 재배할 때
- 수분수가 부족하거나 개화기가 잘 맞지 않을 때
- 단일 품종 위주로 재배할 때
- 안정적인 착과와 과실 품질 향상이 필요할 때
인공수분을 하면 과실 내 종자 형성이 좋아지고, 이에 따라 과실 발육과 과형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2. 인공수분용 꽃가루는 언제 채취할까?
꽃가루는 아무 꽃에서나 채취하는 것이 아니라 꽃이 피기 직전의 충분히 발달한 꽃봉오리를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반적으로 개화 하루 전부터 개화 직후의 꽃밥을 채취할 수 있습니다.
꽃을 채취한 후에는 꽃밥을 분리하여 종이 등에 얇게 펼쳐 놓고 적절한 조건에서 꽃가루가 나오도록 합니다.
꽃가루 개약 조건
교재에서는 꽃밥을 종이 위에 얇게 편 뒤
온도 20~25℃, 습도 약 50%에서 1~2일 정도 두면 꽃밥이 터지면서 꽃가루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꽃가루를 채취할 때 화분정선기 등을 이용하면 불순물을 제거하고 보다 순도가 높은 꽃가루를 얻는 데 도움이 됩니다.
3. 꽃가루는 어떻게 보관할까?
꽃가루는 채취한 뒤 바로 사용하는 것이 가장 간단하지만, 필요에 따라 저장할 수도 있습니다.
꽃가루는 저온·건조한 조건에서 보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교재에서 제시하는 저장기간의 대략적인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 저장 조건 | 발아능력 유지 기간 |
|---|---|
| 실온 | 약 5일 |
| 0~5℃ 냉장 | 10일 이상 |
| -20℃ 냉동 | 약 1년 |
장기간 보존이 필요한 경우에는 꽃가루를 충분히 건조한 뒤 밀폐하여 냉동 저장하는 방법을 이용합니다.
다만 실제 저장 가능 기간과 발아율은 과종·품종, 꽃가루의 수분함량, 건조 및 저장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사용 전 발아율을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4. 인공수분은 언제 하는 것이 좋을까?
인공수분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시기입니다.
대부분의 과수 꽃은 개화 1~2일 전부터 수분이 가능하며, 개화 당일부터 이후 2~3일까지 수정 능력이 비교적 높은 편입니다.
그러나 개화 후 시간이 오래 지나면 수정 능력이 빠르게 떨어지므로 너무 늦지 않게 작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작업 시간
인공수분은 낮에도 가능하지만 고온에서는 꽃가루관의 신장이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오전에 작업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비가 오거나 꽃이 젖어 있을 때, 강풍이 심할 때는 피하고 맑고 바람이 약한 날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5. 인공수분 방법
인공수분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습니다.
① 꽃가루 채취 → ② 꽃밥 건조·정선 → ③ 꽃가루 준비 → ④ 암술머리에 꽃가루 묻히기
이 순서로 이해하면 쉽습니다.
꽃가루를 묻힐 때는 붓, 면봉, 분무식 수분기 등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붓이나 면봉을 사용할 경우 꽃가루를 묻힌 후 꽃의 암술머리에 가볍게 접촉시켜 줍니다.
넓은 면적에서는 작업 효율을 높이기 위해 분무식 수분기 등의 장비를 활용하기도 합니다.
6. 증량제는 왜 사용할까?
순수 꽃가루만 사용하면 필요한 꽃가루 양이 많아지고 작업비도 증가합니다.
그래서 실제 인공수분에서는 꽃가루에 증량제를 혼합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증량제는 꽃가루를 고르게 분산시키면서 적은 양의 꽃가루로 보다 넓은 면적을 수분하기 위한 것입니다.
좋은 증량제는 꽃가루와 비슷한 물리적 특성을 가지면서 꽃가루 발아를 방해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만 꽃가루의 발아율과 사용하는 수분기 종류에 따라 적절한 혼합비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제품이나 과종별 권장기준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7. 과종별 인공수분 시기
복숭아
수분이 필요한 품종이라면 개화 직후를 중심으로 꽃 상태를 확인하면서 실시합니다. 품종에 따라 자가결실성과 화분량이 크게 다르므로 인공수분 필요 여부를 먼저 판단해야 합니다.
사과
일반적으로 중심화가 피는 시기를 중심으로 수분합니다. 사과는 중심화에서 형성된 과실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중심화를 대상으로 정확하게 수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배
배는 인공수분 활용도가 높은 과종입니다. 개화 상태에 맞춰 수분하고, 한 번의 작업에 의존하기보다 개화 진행 상황과 기상조건을 확인하여 작업하는 것이 좋습니다.
8. 인공수분할 때 꼭 기억할 점
첫째, 꽃가루의 발아력이 좋아야 합니다. 오래되거나 보관상태가 좋지 않은 꽃가루는 겉으로 정상처럼 보여도 발아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둘째, 비 오는 날이나 꽃이 젖은 상태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꽃가루가 제대로 암술머리에 붙거나 발아하는 데 불리할 수 있습니다.
셋째, 너무 늦게 수분하지 않습니다. 교재에서는 개화 후 4~5일 정도 지나면 수정 능력이 급격하게 떨어집니다.
넷째, 가능하면 오전 시간을 활용합니다. 고온이 되기 전 작업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한눈에 보는 인공수분 핵심
좋은 꽃가루 + 적절한 개화시기 + 좋은 기상조건 + 정확한 수분 작업
인공수분은 단순히 꽃가루를 꽃에 묻혀주는 작업처럼 보이지만, 실제 효과를 높이려면 꽃가루의 활력과 저장상태, 꽃의 개화단계, 기온과 날씨를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특히 최근에는 개화기 이상저온이나 잦은 강우 등으로 자연수분 여건이 좋지 않은 경우가 있기 때문에 과원의 개화 상황을 관찰하고 필요할 경우 인공수분을 준비하는 것이 안정적인 착과에 도움이 됩니다.

